개요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소인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에 의해 모발이 빠지는 대표적 탈모 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앞머리와 정수리 부위에서 머리카락이 빠지고 모발이 가늘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남성형 탈모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진행되는데, 앞머리선이 뒤로 밀려나는 것이 심해지고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가늘어지며, 더 진행되면 두피가 훤히 들여다보이게 됩니다.
개요-원인
남성형 탈모가 생기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적인 소인과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입니다.
1. 유전
남성형 탈모가 어떻게 유전되는지는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발현의 다양성을 보이는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된다고 파악되고 있습니다. 2004년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형 탈모가 있는 사람들은 부모나 조부모 중에 탈모가 있을 수 있으며, 탈모 가족력이 있으면 탈모 발생 확률이 더 높습니다. 또한 부계뿐 아니라 모계의 유전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남성형 탈모는 유전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가 의심되면 가족력이 있는지 확인해 봄으로써 진행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가족력은 부모나 조부모 중에 탈모가 있는 경우를 말하며, 탈모의 심각도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2. 안드로겐
남성형 탈모가 있는 사람들의 혈중 안드로겐 농도는 탈모가 없는 사람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남성형 탈모가 있는 사람들은 탈모가 일어나는 특정 부위에만 탈모를 유발하는 강력한 안드로겐이 많이 생성됩니다. 우리 몸에는 여러 종류의 안드로겐이 있습니다. 이 중 테스토스테론은 모낭에 도달하여 5알파-환원효소(5α-환원효소)에 의해 더욱 강력한 안드로겐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으로 변환됩니다. 바로 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유발하는 안드로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연구 결과를 보면, 탈모 부위에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 많이 생성되는데, 이는 5알파-환원효소의 활성이 높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성형 탈모가 발생하는 것은 안드로겐의 양보다는 탈모 부위에서 5알파-환원효소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요-경과 및 예후
남성형 탈모는 천천히 진행됩니다. 머리카락은 정상적으로 약 3~6년 동안 자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성형 탈모 유전을 가진 사람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에 의해 모발의 성장 기간이 점점 짧아집니다. 예를 들면 3년 정도 자란 굵고 까맣고 건강한 모발이 빠지면 그 다음에 나온 모발은 약 1년을 자라다가 빠지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모발이 자라서 빠지는 기간이 더욱 짧아집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수록 모발은 가늘어지고 색은 점차 옅어져서 솜털처럼 변하게 되어 남성형 탈모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남성형 탈모의 특징은 머리 앞부분과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점점 짧고 가늘어지며 색이 옅어지는 것입니다. 탈모가 진행되면서 이마선이 점점 뒤로 밀려납니다. 그리고 모발 수가 적어지고 가늘어져서 두피가 훤히 들여다보입니다.
반면에 남성형 탈모가 심한 사람도 뒷머리는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앞머리와 정수리 쪽의 모낭과 뒷머리의 모낭에서 안드로겐에 대한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과 5알파-환원효소의 활성이 뒷머리 모낭보다 남성형 탈모가 발생하는 앞머리 모낭에서 더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남성형 탈모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앞머리는 점점 성장 기간이 짧아져 탈모 상태가 됩니다.
역학 및 통계
남성형 탈모는 성별에 관계없이 청소년기(사춘기) 이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일반적으로는 20대 중반부터 시작됩니다. 2001년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백인 남성에서 남성형 탈모 유병률을 비교한 결과, 연령에 따라 유병률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확한 연구 결과는 없지만 이러한 남성형 탈모는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다고 추측됩니다. 또한 최근에는 사춘기 연령이 점차 낮아져 청소년기부터 남성형 탈모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식생활과 생활 습관이 서구화 되고 외부 환경 호르몬의 노출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고됩니다.
치료-약물 치료
남성형 탈모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약물 치료이며, 바르는 약제인 미녹시딜과 복용 약제인 5알파- 환원효소억제제(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있습니다. 이 약물들은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승인되어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저출력레이저 치료 또한 식약처의 허가를 받고 사용되고 있습니다.
1. 미녹시딜
미녹시딜은 강력한 혈관 확장 작용 효과가 있어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약을 복용한 다수의 환자에서 안면, 팔, 다리 등에 털이 많이 나는 부작용이 발생하여, 이를 이용하여 바르는 약으로 개발되었습니다. 미녹시딜은 모발 성장 기간을 연장시키고 모발을 굵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모낭을 만들지는 못하고, 항안드로겐 효과와 피지선에 영향을 주지는 못합니다. 미녹시딜은 피부에 발라도 안전한 약제이지만 약을 바른 부위가 자극되거나 접촉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고, 바른 부위나 인접한 부위에 다모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 바르는 것을 중단하면 이런 부작용은 없어집니다. 하지만 약제 사용을 중지하면 발모 효과도 사라지고 약 3~6개월 후엔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2. 5알파-환원효소억제제(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남성형 탈모 치료에는 1 mg의 피나스테리드와 0.5 mg의 두타스테리드를 복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02년 유럽의 연구와 2019년 국내 연구를 포함하여 다양한 연구결과에서 보면, 피나스테리드 1 mg를 복용하면 약 90% 이상의 환자에서 발모 효과가 관찰되었고 나머지 환자들도 대부분 탈모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 약제들은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치료 시작 후 2~3개월이 되면 모발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고 1~2년까지 호전되며 그 이후는 계속 유지됩니다. 미녹시딜과 마찬가지로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됩니다. 일부 환자에서 성욕과 관련된 부작용을 호소하는데, 2019년 국내 연구를 포함하여 미미한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약물 복용 초기에 나타나며 지속적인 복용에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리적인 문제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임 여성의 경우 태아의 남성 성기 형성 장애를 줄 수 있으므로 복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최근에는 바르는 피나스테리드가 출시되어 발매를 시작했고 주사형 약제도 연구중입니다.
3. 여성의 치료
여성들은 주로 미녹시딜과 알파트라디올을 바르는 것이 많이 사용됩니다. 폐경 이후에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를 투여해 볼 수는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구 미녹시딜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장기적으로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 외에는 대부분 비타민이나 영양제 같은 약제들로 모두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입니다.
치료-비약물 치료
1. 모발이식수술
모발이식수술은 약물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탈모가 너무 진행되어 약물 치료만으로는 효과가 부족할 때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수술은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의 모낭들을 떼어서 탈모 부위인 앞머리와 정수리 부분에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이식된 모발은 약 한 달 후에 다 빠지고 새로운 모발이 성장합니다. 수술 후 약 6개월에서 1년 이상 지나면 자연스러운 형태를 보입니다. 이식 수술을 한 후에도 이식된 모발의 성장과 유지를 위하여 계속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레이저 치료나 모낭주사
저출력레이저를 탈모 부위에 조사하거나 혈소판풍부혈장이나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주사를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출력레이저는 효과가 검증되어 탈모치료 의료기기로 허가된 것도 있지만 임상 연구 없이 출시된 제품들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주사치료는 아직 연구가 많이 필요합니다.
자가 관리
이미 남성형 탈모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사람이라면 처방받은 약을 매일 잘 복용하고 바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남성형 탈모 환자나 탈모 초기여서 아직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들은 아래 사항을 숙지하면 도움이 됩니다.
- 담배는 혈액순환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끊습니다.
- 염색이나 펌 같은 것은 모발에 손상을 일시적으로 주는 것이지 지속적인 탈모를 유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너무 지나치게 자주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으며 모발이 자라고 빠지는 모발 주기는 계절과 컨디션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며 치료 약제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자주하는 질문
Q. 대머리에는 콩 특히 검은콩이 좋다는데 사실인가요?
A. 콩에는 이소플라보노이드라는 물질이 많이 함유돼 있습니다. 이 물질은 피토에스트로겐의 일종으로 여성 호르몬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소플라보노이드는 5알파-환원효소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콩에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이 탈모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머리를 예방하기 위해 콩과 같은 음식을 평소에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이미 발생한 대머리를 치료하여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검은색 자체는 탈모 예방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Q. 여자도 대머리가 있나요?
A. 대머리는 남성에게만 생긴다고 알고 있지만, 여성도 대머리가 발생합니다. 이를 여성형 탈모라고 부릅니다.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형 탈모도 20대 중반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빈도는 점차 증가합니다. 다만 남성과의 차이는 여성은 대개 앞머리 이마선은 유지가 되고,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가늘어지고 적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탈모의 원인이 되는 남성 호르몬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난소와 부신에서도 소량 분비됩니다. 여성도 유전적 소인과 호르몬 등의 원인으로 대머리가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남성처럼 완전히 머리가 빠져서 맨 머리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Q. 머리를 자주 감으면 머리가 더 빠지나요?
A. 많은 탈모 환자들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게 무서워서 머리를 안 감거나 샴푸를 쓰면 해롭다고 비누로 감는다고 하는데 이는 모두 잘못된 것입니다.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들은 수명이 다해 정상적으로 빠지는 것입니다. 머리 감는 횟수나 샴푸를 사용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사람은 정상적으로 하루에 50~100개의 머리카락이 빠집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모발들이 자랍니다. 사흘에 한 번 감으면 매일 빠질 머리가 한꺼번에 빠지는 것으로 전체 빠지는 양은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머리를 잘 감지 않으면 두피가 지저분해져서 비듬이나 지루성 피부염, 모낭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두피 마사지가 탈모 치료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으로 혈액순환을 증가시키거나 기분 전환을 시킬 뿐, 탈모 자체를 개선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Q. 탈모치료는 언제 시작해야 하나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탈모 치료는 일반 질환과 다르게 환자 개개인의 욕구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효과 측면에서는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지만,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피부과 전문의와 치료시기를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늦지만 않으면 치료 효과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 모두 치료를 중단하면 3~6개월 내에 효과가 사라지고 다시 탈모가 진행됩니다. 따라서 본인이 나이가 어느 정도 되어 탈모가 사회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치료를 중단해도 됩니다. 그러나 모발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지속적으로 치료를 해야 합니다.
Q. 피나스테리드 안전한가요?
A. 피나스테리드를 복용하면 성욕 감소, 성기능 감퇴, 발기 부전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복용을 중단하면 성기능 관련 문제는 대부분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장기간 복용해도 안전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Q. 모발이식수술 효과는 어느 정도 지속되나요?
A. 모발이식수술은 머리 뒷부분의 모발을 떼어서 앞머리와 정수리의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것으로 대개 심은 모발의 95% 이상이 생존합니다. 머리 뒷부분의 모발은 남성형 탈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이식을 해도 유지가 잘 되지만, 주변의 원래 모발들은 계속 탈모가 진행되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모발을 유지하기 위하여서는 경구 약물치료가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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