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클래스 :질병 및 장애
• 콘텐츠명 : 파킨슨병
여긴 레이어~
요약문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 파킨슨병은 안정떨림, 운동완만, 경직 등의 운동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신경세포의 소멸로 인해 뇌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입니다.
- 노화로 인해 주로 60세 이상에서 발생하지만, 유전자 이상으로 젊은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초기에는 근육긴장이상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약물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 증상은 안정떨림, 경직, 운동완만, 자세 불안정 같은 운동증상과, 인지장애, 신경정신 증상, 수면 이상, 소변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 기본 치료는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 치료이며, 레보도파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운동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걷기, 뻗기 운동 및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개요-정의
파킨슨병은 안정떨림, 운동완만(서동), 경축(경직) 등의 운동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입니다. 신경퇴행성 질환이란 신경세포들이 어떤 원인에 의해 소멸하게 되어 이로 인해 뇌 기능의 이상을 일으키는 질병을 의미합니다. 파킨슨병 이외에도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헌팅턴병, 척수소뇌실조증, 근위축측삭경화증(루게릭병) 등이 있습니다.
파킨슨병이라는 이름은 이 병을 처음으로 기술한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습니다. 1817년 제임스 파킨슨이 손 떨림, 근육 경축, 보행이상, 구부정한 자세 등의 특징적 양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떨림마비’라는 이름으로 보고하면서 처음으로 이 병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의미에서 파킨슨병 환자들의 증상은 마비가 아니라 동작이 느려지는 운동완만입니다.
개요-종류
파킨슨병과 파킨슨 증후군(파킨슨증)을 혼용해서 쓰거나 혼동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선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것에 대한 차이를 설명하겠습니다.
1. 파킨슨 증후군(파킨슨증)
파킨슨 증후군이란 하나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파킨슨병을 포함해서 파킨슨병의 증상들을 보이는 여러 질병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즉, 안정떨림, 운동완만, 경축, 자세불안정, 구부정한 자세, 보행 동결 등의 증상들이 있으면 파킨슨 증후군 또는 파킨슨증이라고 합니다. 파킨슨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들에는 파킨슨병,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파킨슨 플러스),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2.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신경계 퇴행 현상의 하나로 중뇌에 존재하는 흑색질이라는 부분의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합니다. 발병 원인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특발성 파킨슨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본문에서는 이 질환을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3.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파킨슨 플러스)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은 파킨슨병과 비슷한 증상들을 보이는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들을 지칭합니다. 흑색질 손상 이외에도 뇌의 다른 부분들이 손상되기 때문에 파킨슨병의 증상뿐만 아니라 다른 신경계통의 이상으로 인한 증상들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에는 다계통위축증, 진행핵위마비, 피질기저핵변성, 레비소체치매가 있습니다.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은 파킨슨병보다는 발생 빈도가 낮고, 약에 대한 반응이나 예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경과를 보입니다.
4.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
약물이나 독성 물질, 두부외상, 뇌혈관질환, 정상압 수두증, 뇌염과 같은 중추신경계 감염 등 이차적인 원인에 의해 파킨슨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약제로는 정신과 치료에 사용하는 일부 신경안정제(할로페리돌, 리스페리돈, 클로르프로마진 염산염 등)와 몇몇 위장약(메토클로프라마이드, 레보설피라이드) 등이 있습니다. 약물에 의한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가 파괴된 것이 아니고, 약물로 인해 도파민의 전달이 차단되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원인이 된 약제의 사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없어지게 됩니다.
개요-원인
파킨슨병은 중뇌 흑색질에 존재하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이 원인입니다. 한꺼번에 모든 도파민 신경세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인 과정으로 진행되어 50~70% 정도까지 없어지면 운동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개요-경과 및 예후
1. 경과
파킨슨병은 초기 2~3년 동안에는 적은 용량의 약물로도 충분한 증상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이 시기를 허니문 시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허니문 시기가 지나고 레보도파를 복용한 지 3~5년 정도가 되면 운동동요와 이상운동증의 운동 합병증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레보도파를 복용하면 약효가 올라와 운동증상이 좋아졌다가 다음 레보도파를 복용할 시간이 가까워지면 약효가 떨어지면서 운동증상이 다시 나빠지게 되는데, 이러한 운동증상의 기복을 운동동요라고 합니다. 따라서 파킨슨병의 초기에는 하루 2~3회의 약물복용으로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만, 병이 진행하면서 복용하는 약의 용량이 증가하고 약효의 지속시간이 짧아져 약 복용 횟수가 하루 4~5회로 늘어납니다.
또한 약효가 과하거나, 또는 약효가 오르거나 떨어지는 시기에 환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몸이 움직이는 이상운동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상운동증은 파킨슨병의 발병 연령이나 병의 진행 정도, 레보도파 복용 용량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레보도파 치료를 시작한 지 3~6년 정도 지난 환자의 33~54%에서 나타납니다.
2. 예후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에 의하면 파킨슨병은 병 자체가 기대 수명을 단축할 정도로 치명적인 것은 아니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파킨슨병 환자의 기대 수명은 일반인의 기대 수명과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특히, 파킨슨병의 치료약인 레보도파가 발견되기 이전에는 평균 기대 수명이 9.42년 정도였으나, 레보도파가 나온 이후 파킨슨병 환자와 일반인의 평균 수명에는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다만, 파킨슨병의 진행 과정과 치료 중에 생기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 수명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 넘어져서 골절이 생기거나 삼킴곤란에 의해 흡인 폐렴이 발생한 경우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개요-병태생리
1. 도파민과 파킨슨병의 관계
도파민은 뇌의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져 세포와 세포 간에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는데 이용되는 신경전달물질 중의 하나입니다. 신경전달물질의 신호 전달이 비정상적으로 억제되거나 과도해지는 경우에는 신경계 기능 전체에 이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도파민은 파킨슨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나 도파민이 파킨슨병에만 관련된 물질은 아닙니다. 뇌에는 광범위하게 도파민을 이용하는 신경세포가 있으며, 이것들은 운동 조절과 관련된 선조체, 생각과 관련된 전두엽, 감정 등과 관련된 변연계, 호르몬과 관련된 뇌하수체 등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흑색질에서 만들어진 도파민은 선조체에 작용하여 신체의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흑색질의 도파민 세포가 소실되면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운동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2. 파킨슨병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감소하는 이유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알려진 것이 없지만 몇몇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환경적 영향이나 독성물질, 유전요인, 노화,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불필요한 단백질을 처리하는 기능의 이상 등이 그 예입니다. 한 가지 가설만으로는 발생 기전이 잘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적 요인들과 유전적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1) 나이
일반적으로 파킨슨병이 발생하는 나이는 60세 이상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과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처럼 파킨슨병 역시 노화가 질환의 발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2) 유전요인
파킨슨병은 일부에서만 가족력으로 발생하고 유전적인 요인이 밝혀진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가족력 없이 파킨슨병이 발병하기 때문에 유전적인 요인만으로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역학 및 통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파킨슨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1만 1,311명으로, 2016년 9만 6,499명보다 약 15.3% 증가했습니다. 파킨슨병의 유병률은 연구방법과 인종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65세 이상에서 약 1~2%로 알려져 있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과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cohort) 자료를 통하여 2004년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의 성별, 연령별 파킨슨병 유병률과 발병률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에서의 파킨슨병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04년에는 41.4명에서 2010년 96.8명, 2013년 142.5명으로 10년 동안 유병률은 해마다 약 13.2%씩 증가하였습니다. 60세 이상에서의 10만 명당 파킨슨병 유병률은 2004년 260.8명, 2013년 716.0명으로, 2013년 기준 전체 인구에서의 파킨슨병 유병률인 10만 명당 142.5명에 비해 60세 이상에서 약 5배 정도 유병률이 높았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인구 10만 명당 파킨슨병의 발병 환자 수는 2004년도에 20.2명, 2013년도에 53.1명이었습니다.
서양의 경우 남성에서 여성보다 유병률과 발병률이 1.5~2배가량 높은 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여성에서 유병률과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연구에서는 성별, 연령별 파킨슨병의 발병률이 여성에서 남성보다 1.3~1.5배 더 높았으며, 여성의 경우 70~79세에 가장 높은 파킨슨병 발병률을 보였고, 남성의 경우 80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희귀난치질환 등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다른 국내 연구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높은 유병률과 1.4배 높은 발병률을 보였습니다.
증상
1. 운동증상
파킨슨병의 주요 4대 증상은 안정떨림, 경축, 운동완만 및 자세 불안정입니다.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초기에는 일부 증상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안정떨림, 경축, 운동완만 등의 증상은 한쪽 팔다리에서 시작되지만, 병이 진행하면 반대쪽에도 증상이 나타납니다.
1) 안정떨림
파킨슨병 떨림의 주된 특징은 움직이거나 자세를 취할 때보다 가만히 안정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파킨슨병 초기에 약 70%의 환자들에게서 떨림이 나타나며, 손과 다리 어느 한쪽에서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비벼 마치 환약을 뭉치는 것 같은 동작을 특징적으로 보이다가 종종 팔, 다리 전체에서 떨림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턱, 혀 혹은 입술 등에서 떨림을 보이기도 합니다. 떨림은 수면 중에는 없어지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떨림이 있는 부위에 힘을 주거나 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파킨슨병 이외에도 본태떨림, 다른 퇴행성 질환, 뇌의 구조적 이상 등 떨림을 나타낼 수 있는 질환들은 다양하기 때문에 손이나 다리가 떨린다고 해서 모두 파킨슨병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2) 경축(경직)
경축은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는 증상으로 관절을 구부리고 펼 때 뻣뻣한 저항이 나타나며,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에서 발생합니다. 경축을 측정하려면 환자가 편안한 자세로 있도록 하고, 검사자가 수동적으로 관절을 돌려보면 뻑뻑한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운동완만
운동완만은 근육의 힘이 약화되어 나타나는 마비와는 다르며, 근력저하 없이 몸의 동작이 느려지고 운동의 진폭이 작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간혹 운동완만으로 인한 증상을 뇌졸중에 의한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뇌졸중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과는 다르게 운동완만은 잠행성으로 발병하여 매우 서서히 진행합니다. 운동완만은 파킨슨병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며, 초기에는 단추 끼우기나 글씨 쓰기와 같은 세밀한 작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다가 병이 진행함에 따라 점차 옷 입기, 양치하기, 식사하기 등의 일상적인 동작을 수행하는데 있어서도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됩니다. 운동완만과 연관된 다른 증상으로는 목소리가 작아지는 발성과소와 얼굴표정이 감소하는 가면얼굴이 있습니다.
4) 자세 불안정
자세 불안정은 병의 초기보다는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데, 중기 이후가 되면 자세 불안정성으로 인해 넘어짐이 자주 발생합니다. 작은 장애물이나 약간의 체위 변화에도 쉽게 넘어지게 되고, 운동완만으로 인해 넘어지기 전에 팔이나 다리로 자세를 교정하는 반응이 느려 머리와 몸통 전체가 땅바닥에 쓰러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다 보니 골절이나 머리의 외상이 발생하는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세 불안정이 질병의 초기부터 나타난다면 파킨슨병보다는 파킨슨 증후군을 보일 수 있는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5) 자세 및 보행이상
보행을 하는 동안 나타나는 파킨슨병의 여러 특징적인 증상들이 있습니다. 우선 서 있는 자세에서는 등이 구부정하게 굽고 팔꿈치와 무릎이 약간 굽어져 있는 형태의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걸을 때 한쪽 팔은 앞뒤로 잘 흔드는데 다른 팔은 움직임이 감소하여 몸통에 붙여서 걷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병이 더 진행하면 양측 팔을 모두 흔들지 않고 몸통에 붙이고 걷게 됩니다. 또 다른 특징으로 보폭이 짧고 한쪽 다리를 땅에 조금씩 끌면서 걷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신발의 밑창이 닳아 없어지는 정도가 좌우에서 차이가 나게 됩니다.
몸이 쓰러질 듯이 앞으로 나가면서 걸음이 점점 빨라지는 현상인 가속보행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가속보행은 구부정한 자세로 인해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있고 보폭이 좁기 때문에 발생하며, 자세 불안정과 함께 환자가 쉽게 넘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보행 중 발이 땅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동결 현상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처음 걸음을 시작할 때나 방향을 바꿀 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려서 내리거나 타려고 할 경우 혹은 건널목에서 신호등이 바뀌어 갑자기 걸어가야 할 경우 등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보행 동결은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정상압 수두증과 같이 파킨슨 증후군을 보이는 다른 질환에서도 관찰될 수 있습니다.
■ 파킨슨병의 증상은 중증도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합니다.
• 1단계: 증상이 어느 한쪽으로 국한된 경우
• 2단계: 증상이 양쪽 팔(혹은 다리)에 모두 나타나지만,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지장이 없는 경우
• 3단계: 증상이 진행되어 경도 혹은 중등도이고 신체 균형의 유지가 어려워지나, 독립적인 일상활동은 가능한 경우
• 4단계: 증상이 중증으로 심하여 일부 일상활동에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하나, 아직 도움 없이 걷거나 서있는게 가능한 경우
• 5단계: 독립적인 움직임이 불가능한 상태로 휠체어나 침대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경우
2. 비운동증상
파킨슨병은 운동증상 이외에도 인지장애 및 신경정신 증상(우울, 불안, 무감동, 피로, 환각 및 망상, 충동조절장애), 수면 이상(불면, 렘수면행동장애, 과도한 주간 졸림증, 수면발작(sleep attack), 하지불안증후군), 자율신경계 증상(변비, 소변장애, 땀분비 이상, 기립저혈압, 성기능 장애), 감각 증상(후각기능 저하, 통증) 등의 다양한 비운동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비운동증상은 거의 대부분의 환자에서 나타나며 운동증상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병의 말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후각기능 저하나 렘수면행동장애의 경우, 파킨슨병의 운동증상이 시작되기 이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병을 확인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비운동증상 중에는 병 자체에 의해 나타나는 고유한 증상도 있고, 일부는 치료 과정에 사용되는 약물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비운동증상 중 소변증상(야간뇨, 빈뇨), 후각이상, 변비, 기억력 저하, 우울감,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은 전체 환자의 1/3 이상에서 나타나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때로는 운동증상보다 환자들을 더 힘들게 할 수 있으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진단 및 검사
1. 파킨슨병의 진단
아직은 파킨슨병을 확진할 수 있는 혈액검사나 뇌 영상검사는 없으며, 뇌 조직검사에서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과 레비소체가 확인되어야 파킨슨병으로 확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질병을 확진하기 위해 뇌조직 생검을 하는 것은 환자에게 이득보다는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임상 증상과 경과를 근거로 진단을 하게 됩니다.
파킨슨병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를 한 번 보고 진단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파킨슨병과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은 질병의 초기에는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워서 약에 대한 반응이나 병의 진행 정도, 동반된 다른 증상들이 있는지를 관찰하여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수년 간의 지속적인 관찰이 요구되기 때문에, 의사가 병의 경과와 특성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들께 충분히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진단이 가능할 때까지 환자와 보호자가 주치의를 신뢰하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2. 진단을 위한 검사
파킨슨병을 진단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검사는 의사가 환자의 병력을 듣고 환자를 진찰하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파킨슨병의 경우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임상적 진단이 가능하지만, 앞서 설명해 드린 대로 초기에는 진단이 어려울 수 있고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이나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과 같이 파킨슨병과 혼동될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감별진단을 목적으로 혈액검사와 뇌 자기공명영상, 핵의학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됩니다.
1) 내과적 질환에 대한 기본 검사(혈액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가슴 엑스선 검사)
내과적 질환으로 인한 전신 위약감을 파킨슨병의 증상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내과적인 질환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들이 필요합니다. 또한 내과 질환이 뇌에 영향을 미치면서 파킨슨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간경화증을 오래 앓은 경우에 간성 뇌병증이 발생하면서 파킨슨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2) 뇌 자기공명영상
환자나 보호자들은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고가의 검사를 하면 파킨슨병을 금방 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파킨슨병은 뇌 자기공명영상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이나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과 감별하기 위해서 뇌 자기공명영상 검사가 필요합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외상, 뇌혈관질환, 정상압 수두증 등이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뇌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하면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는 뇌의 구조적인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고, 이를 근거로 치료 방침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의 경우, 초기에는 파킨슨병과 마찬가지로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뚜렷한 이상이 관찰되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경과에 따라 점차적으로 특징적인 이상소견이 나타나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은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과의 감별 진단에도 도움이 됩니다.
3) 핵의학 검사
뇌 자기공명영상이 뇌의 구조적인 모양을 보는 수단이라고 한다면 핵의학 검사는 뇌의 기능적인 면을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단일광자컴퓨터단층촬영(Single 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 SPECT)이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등을 예로 들 수 있으며, 검사의 목적에 따라 사용되는 방사성 물질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파킨슨증을 보이는 환자에서 유용한 핵의학 검사는 포도당 양전자방출단층촬영과 도파민운반체를 이용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이나 단일광자컴퓨터단층촬영 등이 있습니다. 포도당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은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을 구분할 때 유용하며, 도파민운반체를 이용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이나 단일광자컴퓨터단층촬영은 파킨슨병의 조기진단 및 약물 유발성 파킨슨 증후군이나 본태떨림과 같은 유사질환들과의 감별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도파민운반체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이나 단일광자컴퓨터단층촬영 소견으로도 파킨슨병과 다계통위축증, 진행핵위마비, 피질기저핵변성과 같은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의 구분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기타 검사
파킨슨병은 운동증상 이외에도 다양한 비운동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각각의 비운동증상을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검사들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립저혈압 증상이 있는 경우 자율신경계 검사, 렘수면행동장애나 불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의 수면 이상이 있는 경우 수면다원검사, 인지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인지기능 검사, 후각 기능이 떨어진 경우 후각이상 검사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치료
파킨슨병의 치료에는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약물 치료이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파킨슨병 약물들은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조절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파킨슨병의 진행을 멈추거나 늦추는 확실한 효과가 있는 약물이나 치료법은 없지만, 전문의에게 꾸준한 치료를 받으시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치료-약물 치료
어떠한 약물을 얼마나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환자의 나이, 직업 및 현재 상태, 동반된 비운동증상 등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약물은 적은 용량부터 시작하여 약에 대한 반응이나 부작용을 관찰하면서 서서히 조절하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최소한의 약물 용량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파킨슨병의 증상은 병의 진행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증상에 맞춰 사용하는 약물의 종류나 용량의 조절도 필요합니다.
1. 레보도파
레보도파는 1960년대에 파킨슨병 치료에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파킨슨병의 약물 치료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고 많이 사용되는 약제입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의 결핍으로 인해 운동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부족한 도파민을 약물로 보충해주면 운동증상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파민은 혈액과 뇌조직 사이에 존재하는 혈액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내에 바로 주입하면 뇌의 신경세포까지 도달하지 못합니다. 레보도파는 도파민으로 만들어지기 전 단계의 물질로, 도파민과 달리 혈액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고 뇌에 도달한 이후 도파민으로 대사되어 신경세포에서 부족한 도파민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레보도파를 기본 성분으로 한 다양한 약제들과 레보도파의 대사에 관여하는 보조적인 약제들이 개발되어 파킨슨병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2. 도파민 작용제
도파민은 아니지만, 도파민이 작용하는 수용체를 자극하여 도파민과 유사하게 신경전달 과정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진 약제가 도파민 작용제입니다. 도파민 작용제는 초기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레보도파를 대신하여 단독으로 사용되거나 진행된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레보도파 치료의 보조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레보도파보다는 효과가 약하지만, 약효가 더 오래 지속되고 운동 합병증이 덜 생기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부 환자들에서는 도파민 작용제 사용 후 조절되지 않는 충동(병적 도박, 성욕과다, 쇼핑중독, 폭식 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약물 조절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도파민 작용제의 용량을 증량한 후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3. 도파민 분해효소 억제제
레보도파와 도파민 작용제가 부족한 도파민의 역할을 대신해서 약물 효과를 나타내는 것과는 달리,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들의 작용을 억제하여 약물 효과를 나타내는 약제들이 있습니다. 마오비(Monoamine Oxidase B, MAO-B) 억제제와 콤트(Catechol-O-Methyltransferase, COMT) 억제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마오비 억제제는 뇌에서 만들어진 도파민을 분해하는 마오비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도파민이 더 오랜 기간 동안 작용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오비 억제제가 파킨슨병의 진행을 느리게 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으나 이러한 효과에 대한 결론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콤트 억제제는 레보도파가 혈액뇌장벽을 통과하기 전에 체내에서 콤트라는 효소에 의해 도파민으로 분해되는 것을 억제하여 더 많은 레보도파가 뇌에 전달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콤트 억제제를 단독으로 복용하는 것은 효과가 없고, 레보도파와 함께 복용하면 레보도파의 작용 시간이 늘어납니다.
4. 비도파민성 약물들
항콜린제, 아만타딘 등의 비도파민성 약제들도 파킨슨병 치료에 이용합니다. 트리헥시페니딜(Trihexyphenidyl), 벤즈트로핀 메실레이트(Benztropine Mesylate), 비페리덴(Biperiden), 프로싸이클리딘 염산염(procyclidine HCL) 등의 항콜린제는 떨림을 조절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입마름, 변비 등의 부작용이 잘 생기고, 고령의 환자에서 인지기능 장애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아만타딘은 레보도파에 비해서는 효과가 약하지만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고, 진행된 파킨슨병 환자에서 레보도파로 인한 이상운동증을 완화시켜 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항콜린 효과가 있어 항콜린제와 비슷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치료-비약물 치료
오랜 약물 복용으로 운동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에서는 약물 치료 이외에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파킨슨병의 수술 요법에는 조직파괴술과 뇌심부자극술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조직파괴술
조직파괴술은 외과적으로 특정 뇌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과거에는 파킨슨병 치료에 시상파괴술 또는 창백핵파괴술을 시행하였으나 현재는 잘 사용되지 않는 편입니다. 조직파괴술은 파킨슨병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가 있지만 뇌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이므로 뇌심부자극술보다 출혈의 위험성이 더 높고 제거된 조직의 기능이 손상되고, 뇌의 정확한 부위를 제거하지 못하더라도 조직을 되돌려놓을 수 없는 비가역적인 수술입니다. 또한 양쪽을 모두 수술할 경우 발음장애, 삼킴곤란, 인지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심해서 일반적으로 한쪽만 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뇌심부자극술
뇌심부자극술은 특정 뇌 부위에 미세전극을 삽입하고 전극의 다른 쪽 끝을 가슴 피부 아래 심어 놓은 자극발생기(배터리)에 연결하는 수술로 파킨슨병과 같은 이상운동질환의 수술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조직파괴술은 뇌에 영구적인 손상이 발생하는데 비해 뇌심부자극술은 뇌에 영구적 손상을 주지 않고도 전류자극을 통해 신경회로에 변화를 줌으로써 치료효과를 나타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997년 본태떨림과 파킨슨병 환자에서의 뇌심부자극술이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에서 처음 승인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부터 뇌심부자극술에 대해 의료보험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뇌심부자극술은 환자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목표한 위치에 미세전극을 삽입한 후 전극의 위치를 조금씩 움직여가며 전기신호를 분석하고 환자의 증상이 좋아지는 정도를 확인하여 가장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전극을 위치시킵니다. 이후 전신마취를 하고 쇄골 아래쪽에 자극발생기를 삽입하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최근에는 장시간 깨어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의 부담과 불안감을 줄여주기 위하여 수술 시작부터 전신마취로 수술을 진행하는 수면 중 뇌심부자극술을 시행하는 병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술 후 보통 수일에서 수주 후에 전류자극을 시작하며, 전류자극은 고정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변화에 따라 조절이 필요합니다.
정기 진찰
병의 진행에 따라 증상도 변화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진찰과 관리가 필요하며, 약물의 종류나 용량도 조절이 필요합니다. 혈액 검사나 뇌 자기공명영상 같은 영상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할 필요는 없지만 추적관찰 기간 동안 갑작스럽게 증상이 악화되거나 비전형적 파킨슨 증후군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관찰된다면, 원인 감별을 위해 혈액검사, 뇌 영상검사, 핵의학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합병증
1. 낙상
파킨슨병 환자분들은 보행장애, 특히 가속보행이나 보행 동결이 있는 경우와 자세 불안정이 동반된 경우 낙상의 위험이 높습니다. 낙상할 뻔한 적이 있거나 실제로 낙상을 경험한 환자라면 반드시 담당 주치의에게 알리시고, 약물 조절을 받거나 보행 동결을 줄이는 보조적인 방법들에 대해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삼킴곤란
파킨슨병 환자의 80% 이상에서 삼킴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삼킴곤란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흡인 폐렴과 같은 합병증 발생의 위험성을 높이게 됩니다. 삼킴곤란은 파킨슨병의 초기부터 후기 사이의 어떠한 시기에서도 발생 가능하며, 음식이나 음료를 잘 삼키기 힘들거나, 삼킴 후에 기침이 발생하거나, 삼키던 음식이나 음료가 목에 걸리는 것과 같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삼킴곤란이 심해져 발생하는 흡인 폐렴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가장 흔한 사망의 원인이므로 이에 대한 주의와 진단, 그리고 관리가 필요합니다.
삼킴곤란이 의심될 경우, 파킨슨병을 진료 중인 병원에 방문하여 담당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에는 비디오투시연하검사가 가장 효과적이며, 이 검사를 통해 삼킴의 과정(구강기, 인두기, 식도기) 중 어느 부분에서 이상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치료 방법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삼킴곤란의 치료는 파킨슨병의 운동증상 조절에 준하여 약물 치료를 시행하기도 하며, 삼킴에 관여하는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연하재활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약물이나 재활치료에 반응이 없는 극심한 삼킴곤란의 경우에는 코위관(비위관) 혹은 피부경유위창냄술(경피적 내시경 위루술) 관 삽입을 통하여, 환자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흡인 폐렴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관리
1. 운동
치료라고 하면 약이나 수술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치료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운동입니다. 운동을 하면 근력, 유연성, 지구력 등 신체적 기능이 향상되고 파킨슨병의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뇌의 도파민 세포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어 파킨슨병의 진행 경과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또한 적절한 운동은 기분과 수면에도 도움이 됩니다. 병의 초기를 지나 중기로 접어들면 걷는 것이 예전보다 힘들어지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환자분들의 활동량이 점차 줄어들고, 움직이는 것을 귀찮아하는 경향이 생겨납니다. 그러나 약물만 복용하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감소하여 근력이 저하되고 운동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몸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지속적인 운동을 해야 합니다.
1) 어떤 형태의 운동이 중요한가요?
걷기, 뻗기 운동 및 근력운동 등이 모두 중요합니다. 몸을 곧게 펴는 뻗기 운동은 구부정한 자세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은 몸이 느려지고 뻣뻣하더라도 이동성 및 기능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좋은 운동으로는 걷기, 수영, 체조, 태극권, 요가, 실내 자전거, 아쿠아로빅(aquarobics) 등 다양합니다. 몸의 유연성과 균형감을 향상시키는 운동과 코어(core) 근육(복부와 몸통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 운동은 기본적인 운동효과와 함께 보행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어 간단하면서도 좋은 운동입니다. 허리, 무릎 등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중력의 영향을 덜 받도록 수영, 아쿠아로빅, 물 속에서 걷기 등을 하면 좋고, 서있거나 걷는 것이 불안정한 경우라면 앉거나 누워서 운동을 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운동 중 넘어지거나 다칠 가능성이 있다면 보조기 등 안전장치를 사용하셔야 하고 보호자나 관리인이 동행하여 운동해야 합니다.
2) 얼마나 자주 운동을 해야 할까요?
자신의 능력과 병의 단계에 맞는 운동을 골라서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매일 운동하는 것이 좋지만, 적절한 운동 횟수나 시간은 개인별로 다를 수 있으므로 운동법과 운동시간에 대해 담당의사와 상담해 보십시오.
2. 파킨슨병과 음식
현재까지 파킨슨병의 치료나 증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은 없습니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변비가 흔하고, 약물 부작용으로도 변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은 변비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변비와 기립저혈압에 도움이 됩니다.
운동 동요가 있는 환자의 경우,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육류, 생선, 콩)은 레보도파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약물복용과 시간간격을 두고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단백질의 섭취를 제한하거나 줄일 필요는 없습니다. 단백질을 제한하면 근육 손실이 생기고 영양상의 문제가 발생하여 오히려 해로울 수 있습니다.
대상별 맞춤 정보
50세 이전 젊은 나이에 발병한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20세 이하의 젊은 사람들에서부터 80세 이상의 노인까지 어느 연령에서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40~50세 이전에 발병한 젊은 파킨슨병 환자가 전체 파킨슨병 환자의 10~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년기에 발병한 파킨슨병과는 질병의 임상 양상, 진행경과, 그리고 약제에 대한 반응 등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젊은 나이에 발병한 경우 유전적인 요소가 많이 관련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20세 이전에 발병하는 유년기 파킨슨병의 경우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파킨슨병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20~40대 사이에 발병하는 파킨슨병도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유전자 이상을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젊은 나이에 발병한 파킨슨병은 일반적인 파킨슨병의 증상 외에도 근육긴장이상증이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노년기에 발병한 파킨슨병에 비해 소량의 레보도파 치료에도 매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진행속도가 더 느린 편입니다. 또한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 장애가 합병되는 경우가 적어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성 파킨슨병 환자에 비해 운동동요나 이상운동증과 같은 도파민성 약물에 의한 장기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가 있으며, 우울증 빈도가 높고 사회적, 정신적으로 더 큰 충격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간의 정서적 지지가 매우 중요하며, 파킨슨병 전문가와 함께 상의하여 장기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원체계
1. 본인부담금 산정특례 제도
본인부담금 산정특례 제도는 진료비 본인부담이 높은 중증질환자와 희귀난치성질환자에 대하여 본인부담률을 경감해주는 제도입니다. 파킨슨병은 진단기준을 만족하는 경우 중증난치질환으로 산정특례 등록이 가능하고, 등록일로부터 5년까지 파킨슨병으로 진료받는 경우 요양급여비용의 10%(비급여, 100/100 본인부담항목 제외)만을 본인이 부담합니다. 그리고 특례기간 종료시점에 등록된 파킨슨병의 잔존이 확인되고 해당 질환으로 계속 치료 중인 경우에는 산정특례 재등록이 가능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https://www.nhis.or.kr/nhis/index.do) → 정책센터 → 국민건강보험 → 보험급여→ 의료비지원 →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 제도]에서 산정특례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파킨슨병 환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이 가능합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는 65세 이상 고령이나 노인 질병(치매, 뇌혈관질환, 파킨슨병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여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도록 함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사회보험제도입니다.
■ 적용대상: 65세 이상의 노인 또는 65세 미만의 자로서 치매, 뇌혈관성질환, 파킨슨병 등 노인 질병을 가진 자중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자를 그 수급대상자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65세 미만자의 노인 질병이 없는 일반적인 장애인은 제외됩니다.
■ 급여종류: 재가급여(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간 또는 야간보호, 단기보호, 복지용구 구입 또는 대여 비용 지원), 시설급여(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특별현금급여(수급자가 섬·벽지에 거주하거나 천재지변, 신체·정신 또는 성격 등의 사유로 장기요양급여를 지정된 시설에서 받지 못하고 그 가족 등으로부터 방문요양에 상당하는 장기요양 급여를 받을 때 지급하는 현금급여)
[노인장기요양보험(https://www.longtermcare.or.kr/npbs/indexr.jsp) → 제도소개] 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에 관한 자세한 정보와 이용절차 등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장애인 등록
파킨슨병 환자는 1년 이상의 성실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한 후에도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남아있다면 뇌병변장애 장애인 등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 등록에 따라 제공받는 서비스와 지원 범위는 장애정도와 소득인정액 등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장애인 등록을 위해서는 먼저, 장애인으로 등록하고자 하는 사람의 주소지 관할 읍·면·동사무소를 방문하여 「장애인 등록 및 서비스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의료기관의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또는 신경과 전문의로부터 뇌병변 장애진단서와 소견서(수정바델지수와 호엔야척도 등 포함), 발병 당시와 최근 1년 간의 진료기록지 등을 발급받습니다. 마지막으로 발급받은 서류를 주소지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에 접수하면, 국민연금공단에서 접수된 자료를 심사하여 장애인 적합 여부와 장애정도를 결정합니다.
■ 장애인등록 신청: 장애인등록 신청은 본인이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다만, 18세 미만의 아동과 거동이 불가능한 경우 등 본인이 신청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보호자가 대신 신청할 수 있습니다.
■ 대리신청이 가능한 보호자의 범위: 장애인을 보호하고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의 장, 장애인을 사실상 보호하고 있는 자(장애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직계존·비속의 배우자, 형제 · 자매, 형제 · 자매의 배우자 등)
세부내용은 [보건복지부(http://www.mohw.go.kr/react/index.jsp) → 정책 → 장애인 → 장애인등록/장애정도 심사제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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