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코올 간질환
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정도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술을 습관적으로 남용하는 경우 개인에게 정신적, 신체적으로 여러 질환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실직, 사고, 성폭력, 가정폭력, 이혼 등 사회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술은 신체 여러 부위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간에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 환자의 15~20%가 알코올 간질환에 의한 것으로 조사되어, 만성 B형 간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원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알코올 간질환 환자의 상당수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지 않거나, 큰 병원에 가지 않고 동네 의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학병원에 방문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알코올 간질환 환자의 빈도가 실제보다 더 적게 나타났을 수 있으며, 실제 전 국민에서의 알코올 간질환의 빈도는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습관성 음주는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 간세포암 등 다양한 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몇몇 사례들은 술이 간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는 개인의 와인 구입에 제한을 가하는 와인 배급제를 실시하였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물처럼 마시던 와인을 평소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 제한하여 배급하자, 와인 소비량이 줄었고, 이와 함께 간경변증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점차 감소하여 배급제 이전보다 80% 감소하였습니다. 이후 와인 구입에 대한 규제가 풀리자 간경변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다시 규제 이전 수준으로 상승하였습니다.미국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관찰되었습니다. 1920년부터 금주령이 내려지면서 간경변증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격히 감소하였다가, 1932년 금주령이 폐지되면서 다시 점차 증가하였습니다. 1950년대부터는 술값이 싸져 술 구입에 대한 부담이 줄자 술 소비가 증가하면서 간경변증으로 인한 사망자의 수도 급격히 증가하였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술이 간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